ENDRALON.SPACE

ANTONÍN DELIŠ · HEAVY CONTEMPORARY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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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RALON.SPACE · ČLÁNEK

삶이 예술을 이룬다. 때로는 유리창을 때리는 타격처럼.

삶이 예술을 이룬다. 때로는 유리창을 때리는 타격처럼.

운명적인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미리 어떤 의미를 지녀야 할 만한 것도 없었다. 손에 든 장바구니, 길 위의 육체, 머릿속은 아직 바깥에 머물면서도 동시에 이미 집에 가 있었다. 세상과 방 사이의 그 평범한 과도기. 거리와 안락의자 사이. 바깥에서 벌어지는 일과 사람이 안으로 품고 들어오는 것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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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평범한 장보기 산책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운명적인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미리 어떤 의미를 지녀야 할 만한 것도 없었다. 손에 든 장바구니, 길 위의 육체, 머릿속은 아직 바깥에 머물면서도 동시에 이미 집에 가 있었다. 세상과 방 사이의 그 평범한 과도기. 거리와 안락의자 사이. 바깥에서 벌어지는 일과 사람이 안으로 품고 들어오는 것 사이.

흐로우베틴.

고향.

안락의자에 앉아 인스타그램을 열었다. 그리고 폭발이 내 눈으로 날아들었다. 헤드라인이 아니었다. 사람이 차분히 읽고 분류하는 뉴스도 아니었다.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문장도 아니었다. 이미지였다. 강렬하고, 육체적이며, 거의 무례할 정도로 직접적인 이미지였다. 누군가가 스마트폰으로 몰타의 불꽃놀이 공장 폭발 사고를 촬영하고 있었다. 영화도 없고, 연출도 없고, 준비된 미학도 없는 평범한 숏이었다. 그리고 아마 그렇기 때문에 그토록 강렬했을 것이다. 저 멀리서 무언가가 터져 나왔다. 불꽃, 연기, 압력, 한 순간에 평소의 형태를 빼앗긴 풍경.

먼저 폭발이.

그다음 충격파가.

그러고 나서 유리.

그리고 나서야 소리.

그 순서가 내 마음에 깊이 박혔다. 소리가 먼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먼저 세상이 찢어지는 것이 보인다. 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네게 다가온다. 얼굴은 없지만 영향력은 있는 힘. 거리를 뛰어넘는다. 창문까지 온다. 그리고 유리가 산산조각 난다. 그 유리가 내게 가장 큰 충격을 주었다. 단순히 산산이 부서졌다는 것만이 아니었다. 카메라를 향해 날아왔다는 점이었다. 카메라를 향해 날아왔기 때문에, 나를 향해 날아온 것이기도 했다. 그 순간 그것은 단순한 몰타의 뉴스가 아니었다. 저 멀리 어딘가의 일이기를 멈추었다. 그 이미지는 자기만의 틀을 넘어섰다. 디스플레이를 넘어섰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평소 자신과 세상 사이에 유지하는 안전한 거리를 넘어서 버렸다.

갑자기 남의 재난을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내 바로 앞에서 무언가가 부서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몰타의 유리가 흘라우베틴에 있는 내 방으로 날아오고 있으며, 내가 그것을 이해하기도 전에 그 이미지가 내 안으로 들이닥쳤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나서야 소리가 왔다. 지연된, 딥한, 거의 사후적인 소리. 현실이 먼저 몸을 가격하고 나서야 비로소 거기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는 것 같았다.

먼저 폭발이.

그다음 충격파가.

그러고 나서 유리.

그러다 소리가 났다.

그리고 나서 딸깍.

몰타.

그 단어는 폭발 그 자체보다도 나를 더 멈칫하게 만들었다. 내게 몰타는 이제 단지 섬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도 위의 장소나 휴가, 태양, 돌, 바다, 파사드만이 아니다. 몰타는 내게 글이 써지는 공간이다 Miluj mě do krve. 그리고 그 책은 처음부터 단지 배경으로서의 몰타만을 다루고 있지 않다. 엽서가 아니다. 여름날의 장식이 아니다. 공간과 관계, 그리고 신뢰의 붕괴에 관한 이야기다. 그리고 나는 그 영상에서 정확히 그것을 보았다. 공간의 침해. 보호해주기를 멈춘 창문. 투명함 대신 파편이 되어버린 유리.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거리. 시청자를 향해 산산조각 나는 안전.

그리고 그와중에 내 책. 몰타의 가족, 해안 위의 호텔, 통유리로 된 라운지, 건반뿐만 아니라 음표 사이의 침묵까지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마치 누군가 잠시 여분의 삶을 빌려준 것처럼 선율 속으로 침잠하는 페트르. 쇼핑과 거울 속으로 사라지는 자네타. 바위 위의 마케타, 손바닥 안의 저녁, 그리고 파도의 끝에서 눈빛과 소금기로 웃음짓는 젊은 알제리인. 이것들은 이미 내 안에 있었다. 하지만 아직 하나로 붙어 있지 않았다. 이미지들, 인물들, 톤, 바다, 호텔, 관계, 피로, 무관심, 사실상 휴가가 아니어야 할 휴가의 육신이 거기에 있었다. 습관으로 지쳐버린 사랑이 있었다. 가족의 불화가 있었다. 솔기가 터져 나갈 때까지 인간은 무관심을 얼마나 견뎌낼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거기에 있었다.

하지만 난 여전히 '딸깍' 하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모든 것이 단순한 메모가 아니라 내면의 필연성으로 하나가 되는 그 순간 말이다. 그리고 그 딸깍 소리는 책상 앞에서 나지 않았다. 내가 그것을 지어내려던 순간에도 오지 않았다. 쇼핑을 마치고 나서 찾아왔다. 안락의자에 앉아. 인스타그램을 통해. 카메라를 향해 날아오는 유리 조각을 통해.

그리고 '몰타'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머릿속에 떠오른 사람은 다이아나였다.

다이아나 카심.

내 친구이자 작가. 내게 몰타, 글쓰기, 이미지, 문화와 언어 사이의 이동, 현실과 그 현실로부터 내면에 조립해 낸 것들 사이의 이동을 떠올리게 하는 사람. 그녀의 마지막 흔적이 바로 몰타와 연결되어 저장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폭발 소식 이후 내 안에서는 단순히 뉴스 하나가 열린 것이 아니었다. 이름 하나가 열렸다. 그리고 이름은 때때로 정보가 아니다.

이름은 문이다.

나는 온라인 세상에서 그녀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걸 알아서가 아니다. 모른다. 지어내고 싶지도 않다. 온라인상의 침묵이 증거는 아니다. 온라인상의 침묵은 그저 침묵일 뿐일 수 있다. 휴지기. 사생활. 피로. 변화. 시야에서 사라질 권리. 항상 검색될 수 없어도 될 권리. 하지만 바로 그 순간, 그 침묵조차도 여러 겹의 레이어 중 일부가 되었다. 몰타의 폭발. 카메라로 날아드는 유리. 다이아나. 온라인 세계의 침묵. 흐워베틴. 안락의자. Miluj mě do krve. 그리고 나는 문득 깨달았다. 이것이 책에 덧붙이는 부록이 아니라는 것을. 우연히 옆에 적어둔 메모가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의 드라마틱함을 더하기 위해 억지로 갖다 붙여야 할 자극적인 가짜 뉴스가 아니라는 것을. 그것은 어떤 감정으로 향하는 열쇠였다. 그 책이 어떻게 숨 쉬어야 하는가에 대한.

범인을 차례차례 밝혀내는 추리소설처럼이 아니라. 차라리 무언가가 깨어지고 그 순간부터 이전처럼 안팎이 그렇게 깔끔하게 분리되지 않는 공간처럼. 내면과 외면이. 가족과 이방인이. 사랑과 습관이. 갈망과 위험이. 휴가와 도망이. 유리와 파편이. 이미지와 육체가. 어쩌면 내가 꼭 봐야 했던 것은 바로 이것이었는지 모른다. 효과로서의 폭발이 아니라. 줄거리로서의 재난이 아니라. 경계가 깨어지는 그 순간을.

왜냐하면 Miluj mě do krve 내게 피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피는 꾸밈이 아니다. 피는 무언가가 표면 아래를 뚫고 들어왔다는 증거다. 무언가가 열렸다는 뜻이다. 신체가 더 이상 자신과 상관없는 일인 척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카메라를 향해 날아오는 유리는 그와 같은 종류의 이미지다. 무언가가 투명했다. 무언가가 분리하고 있었다. 무언가가 지켜보면서도 안전하게 머물 수 있게 해줄 터였다.

그리고 충격파가 닥친다.

보호는 공격으로 바뀐다.

그것은 폭발 그 자체보다 더 강렬하다. 폭발은 저기 있기 때문이다. 저 멀리. 세상 속에. 풍경 속에.

하지만 파편은 바로 여기에 있다.

당신을 향해 날아온다.

그리고 그 순간 당신은 더 이상 관객이 아니다.

그 순간 당신은 그 안에 있다.

어쩌면 글쓰기도 비슷하게 작동할지 모른다. 오랫동안 유리를 통해 바라본다. 자신만의 인물, 자신만의 주제, 자신만의 고통, 자신만의 소재를. 그들이 보이지만 아직 완전히 와닿지는 않는다. 투명한 경계 너머에 있다. 관찰할 수 있다. 묘사할 수 있다. 그 주변을 맴돌 수 있다.

그러다 무언가가 온다.

때로는 다정하게.

때로는 충격파처럼.

그리고 유리는 산산조각 난다.

어느새 너는 바깥에서 이야기를 쓰는 것이 아니다. 어느새 너는 그 안에 있다. 절벽 위의 호텔이 단지 호텔이 아님을 문득 깨닫는다. 통유리로 된 라운지는 그저 멋진 공간이 아니다. 피아니스트는 단순히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 아니다. 자네타(Žaneta)는 쇼핑 속으로 그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페트르(Petr)는 음속으로만 빠져드는 것이 아니다. 마르케타(Markéta)가 바위에 서 있는 것은 단순히 여름 무대가 있어서가 아니다.

모든 것이 경계다.

모든 것이 깨질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다이아나는 해결해야 할 수수께끼가 아니라 인간의 흔적으로 그곳에 개입했다. 몰타의 풍경이 단지 풍경이 아니라 충격으로 다가온 순간 등장한 이름으로서. 우리가 문학 속에서 사용하는 모든 장소 뒤에는 실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존재로서. 진짜 도시들이. 진짜 삶들이. 진짜 침묵들이. 바로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것을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실제 폭발 사고를 책 광고용으로 쓰고 싶지 않다. 다이아나의 허락 없이 그녀를 등장인물로 만들고 싶지 않다. 온라인상의 침묵을 극적인 결말로 포장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동시에 내 안에서 무언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이미 책이 기다리고 있던 그 정확한 지점에 그 이미지가 찾아왔다는 것을. 그것은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니었다.

그것은 충격이었다.

그리고 문득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있었다. 전부 다는 아니지만. 기계적으로가 아니라. 챕터 목록처럼이 아니라. 하지만 그 이야기가 지닌 내면의 압력이 어떤 것인지는 알았다. 그것이 단순히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균열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았다. 가족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공간에 대한 것임을. 휴가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어쩌면 겨우 숨만 쉬고 있을지 모를 사랑의 피로함에 대한 것임을. 몰타뿐만 아니라, 아름다움과 위험이 서로를 배제하지 않는 그 섬에 대한 것임을.

삶이 예술을 만든다.

하지만 언제나 아름다운 방식으로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평범함을 통해 만든다. 장을 보는 것을 통해. 집으로 돌아오는 것을 통해.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순간을 통해.

때로는 찾아 헤매기 시작했지만 결국 침묵만을 마주하게 되는 사람을 통해.

때로는 책을 위해 선택했던 섬이 현실 세계에서 불쑥 말을 걸어오는 것을 통해.

때로는 폭발을 통해.

때로는 충격파를 통해.

때로는 곧바로 날아오는 유리를 통해.

그리고 때로는 모든 것이 하나로 합쳐지는 정확하고 물리적인 단 1초를 통해:

먼저 이미지.

다음은 압력.

다음은 파편.

그러다 소리가 났다.

다음은 이름.

그러고는 침묵.

그런 다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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