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RALON.SPACE · ČLÁNEK
5. 7. 2026
08.03 TOM – 묵ra의 깊이 7월 16일 06:00 – 00:30
아니. 못 해. 그냥 못 해. 나는 일어나 사물함 문을 쾅 닫고 밖으로 향한다. 스트레칭은 이미 시작되었고, 야쿱은 열이 뻗쳐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관없어. 내 머릿속 생각을 듣느니 차라리 그의 고함 소리를 듣는 게 낫겠어. 복도로 나서자 빅토어가 모퉁이돌아 사라지는 모습이 보인다. 그의 어깨는 마치 보이지 않는 무게를 지고 있는 것처럼 축 처져 있다. 그리고 단 순간, 아주 잠깐 동안, 나는 그를 뒤쫓아가고 싶어진다. […]

아니. 못 해. 그냥 못 해.
나는 일어나 사물함 문을 쾅 닫고 밖으로 향한다. 스트레칭은 이미 시작되었고, 야쿱은 열이 뻗쳐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관없어. 내 머릿속 생각을 듣느니 차라리 그의 고함 소리를 듣는 게 낫겠어.
복도로 나서자 빅토어가 모퉁이 돌아 사라지는 모습이 보인다. 그의 어깨는 마치 보이지 않는 무게를 지고 있는 것처럼 축 처져 있다. 그리고 단 순간, 아주 잠깐 동안, 나는 그를 뒤쫓아가고 싶어진다. 그를 멈춰 세우고 싶다. 그에게 말하고 싶다… 대체 무슨 말을? 미안하다고? 두렵다고?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대신 나는 반대 방향으로 돌아서서 밖으로 향한다. 내가 가장 잘하는 일, 도망치는 일을 한다. 그로부터. 내 자신으로부터. 진실로부터.
하지만 언제까지 더 도망칠 수 있을까? 그 진실이 나를 따라잡기 전까지 얼마나 남았을까?
“자호시!” 날 발견한 야쿱이 고함친다.
„어디서 좆같이 딴짓하다 이제 와? 우리 벌써 시작했어!“
„미안,“ 중얼거리며 다른 녀석들 사이에 낀다.
마라가 나를 바라보며 가까이 다가온다.
„야발, 너 무슨 일 있어? 유령이라도 본 사람 같네.“
„아냐,“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냥 좀 늦었어.“
„그 변태 자식 말이지?“ 마라가 저쪽에 서 있는 빅토르 쪽을 턱짓으로 가리키며 속삭였다. „또 귀찮게 하던?“
„아니,“ 생각보다 날카로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신경 꺼.“
마라가 눈썹을 치켜올렸지만 더 묻지 않았다. 그냥 어깨를 으쓱하더니 다시 코치 쪽으로 돌아섰다.
야куబ్이 우리를 조로 나눈다. 나는 마라, 아담과 한 조다. 빅토르는 혼자다. 언제나 그렇듯. 그리고 나는 어쩔 수 없이 눈초리로 그를 쫓게 된다. 그가 몸을 푸는 모습, 준비하는 모습, 그가 가졌던 그 특별한 우아함으로 몸을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본다.
그러다 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을 알아챈다. 아니, 어쩌면 보려 하지 않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의 옆구리, 반바지 허리선 바로 위에 멍이 있다. 일주일 전에는 없었던 크고 짙은 멍이.
주먹 모양을 한 멍. 내 주먹의 모양을.
시선을 돌리지만 이미 늦었다. 그 형상이 내 뇌리에 낙인처럼 새겨진다. 내가 저지른 일의 증거. 내가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
트랙으로 뛰어들어 공기가 뼈속까지 파고들게 한다. 그 죄책감, 그 수치심, 스스로를 향한 그 혐오감을 바람이 날려주기를 바라며. 하지만 그 무엇도 씻어내지 못한다. 그 무엇도 바꿀 수 없다.
진실은, 내가 그 누구보다도 나 자신을 더 혐오한다는 것이니까. 내가 저지른 일 때문에 나를 혐오한다. 내가 느끼는 감정 때문에. 나 자신에게조차, 하물며 다른 누구에게도 솔직해지지 못하는 내 모습 때문에.
그래서 난 달린다. 목숨이라도 걸린 것처럼 달린다. 내 생각에서 달아날 수 있기라도 한 것처럼 달린다. 내 감정에서. 내 두려움에서.
하지만 달아날 수 없다는 것을 난 안다. 진정으로는. 내가 얼마나 달리든, 수영하든, 얼마나 빠르게 경주하든, 아무리 애를 쓰든, 그 진실은 늘 나와 함께 있으니까. 내 곁을 달리며 기다린다. 내가 지치기를. 내가 멈춰 서기를. 내가 저항하기를 멈추기를.
그럼 그 다음엔 어떻게 되지? 내가 그 진실을 마침내 받아들이면 어떻게 되는 거지?
모르겠어. 그리고 그게 나를 가장 두렵게 해.
나는 블타바 강변에 앉아 있다. 티셔츠가 등에 쩐득하게 달라붙는다. 땀인지, 눈물인지, 아침 안개인지 — 나도 모르겠다. 아마 전부 다겠지. 차가운 공기가 피부를 파고들지만 느껴지지 않는다. 뱃속의 그 묵직함 빼고는 거의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동틀녘의 분홍빛 기운이 수면을 예전이었으면 예쁘다고 여겼을 색조로 물들이고 있다. 하지만 지금 내 눈에는 저 물마저 화가 난 것처럼 보인다. 불안정하다. 나와 같다. 백조 몇 마리가 강가를 어슬렁거리며 부리로 돌을 쪼아댄다. 나를 무슨 구경거리라도 되는 양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
“뭘 쳐다봐?” 내가 웅얼거린다.
주머니 속의 휴대폰이 진동한다. 꺼내 보니 액정에 ‘사랑하는 엄마’라고 뜬다. 로미. 엄마. 지금은 안 돼. 정말 지금은 안 돼. 지금 내 목소리를 듣게 하고 싶지 않다. 전화를 거절하고 옆에 있는 돌 위에 휴대폰을 내던진다. 어차피 내가 집에 없다는 건 알겠지. 어차피 내가 돌아오지 않았다는 건 알겠지. 어차피 내가 좆됐다는 건 알겠지.
청바지 주머니에서 구겨진 종이쪼가리를 꺼낸다. 야쿠브가 훈련이 끝나고 내게 건네준 쪽지다. 거기엔 ‘훈련 18:00 — 제때 와라’라고 적혀 있다. 참 간단하게도. 참 명확하게도. 참 평범하게도.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모든 게 괜찮은 것처럼. 모든 것의 끝이 아닌 것처럼.
쪽지를 잘게 찢어버린다. 그 와중에 손이 떨리는 게 느껴진다. 손가락으로 분노가 스며든다. 하지만 안도감도 든다. 왜냐하면 끝이니까, 그렇지? 그냥 끝이니까.
종이쪽지들을 물속에 던져 넣고 물살에 떠내려가는 모습을 지켜본다. 마치 작고 흰 뼈들 같다. 죽어버린 무언가의 잔해처럼. 내가 죽여버린 무언가의 잔해처럼.
머리 위로는 철도 다리가 아치형으로 걸쳐 있다. 물에 비친 그 다리의 그림자가 물결치고, 꺾이고, 부서진다. 정확히 내가 느끼는 그대로다. 두 갈래로 쪼개진 것만 같다. 조각조각 부서진 것만 같다. 그리고 그 조각 하나하나가 아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