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RALON.SPACE · ČLÁNEK
10. 8. 2026
V
화병에는 잡풀이 꽂혀 있고 나는 자꾸 그것을 꽃이라 부른다. 그것은 내가 너에게 한 번도 주지 않은, 결코 시들지 않는 모든 꽃들과 같다. 왜냐하면 나는 너에게 그것을 꺾어 준 적도, 산 적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네게 줄 수 있는 모든 것, 목격자 없이 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주었다. 오직 그 꽃만큼은 네게 줄 수 없었다. 그것은 우리가 감히 […]했던 것을 알고 있다.

화병에는 잡풀이 꽂혀 있고
나는 자꾸 그것을 꽃이라 부른다.
그것은 내가 너에게 준 적 없는 모든 꽃들과 같다,
너에게 결코 주지 않았던,
결코 시들지 않았던,
네게 꺾어다 준 적이 없기에,
산 적도 없기에.
하지만 나는 너에게 전부 주었어,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전달할 수 있었던 모든 것을
증인 없이.
오직 그 꽃만큼은 너에게 줄 수 없었지.
그 꽃은 알고 있어,
우리가 감히 서로에게 말해서는 안 되었던 것을.
너는 결코 나의 것이 아니었어.
너는 다른 별에 속해 있었지,
네가 경외하던
그리고 네 어깨에 지고 있는 별.
나 또한 그 별을 경외해.
그래서 지금 화병에는 풀꽃이 꽂혀 있어.
꽃들,
내가 너에게 결코 가져다주지 않았던.
물도 없이,
당신의 손길 없이,
당신이 그것을 받아들일
순간도 없이.
저녁이면 작은 꽃들이
램프 빛에 환히 빛나며
벽 위에 성단(星團)을 만들어낸다.
나는 그것들을 바라보며
스스로에게 말하지,
결코 일어나지 않은 일조차도,
해질녘이 지나면 빛날 수 있을까.
한 번도 꺾은 적 없는 것이
얼마나 오래 말라갈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잡초는 누구의 것일까,
너의 것이 아니었으면서도
오직 너를 위해
자라난 것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