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 9 Z 17
VIII
집에 돌아와
길가 문을 열 때,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며
어깨너머를 돌아본다.
순간 믿는다,
네가 거기 서 있다고.
네가 나를 찾아 떠나와서
오는 내내 말없이 지낸 건,
나를 놀라게 해 주기 위해서였다니.
그러고 나서 나는 계단을 내려가
내 아파트로 향하며
계단을 한 걸음씩 디딜 때마다 생각한다:
혹시 나보다 먼저 와 있는 건 아닐까?
혹시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닐까?
의자에 앉아,
침대에 누워,
마치 결코 떠난 적 없는 것처럼?
어딘가 아주 먼 곳에
어쩌면 바로 지금
지구의 빛이
이미 존재하지 않는 시대에서 내리고 있는지도 몰라.
누군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지도 몰라
그리고 여전히 집들을 보는,
우리가 허물어버린 집들을.
죽은 사람들.
문들,
이제는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
어쩌면 나도 마찬가지로 바라보고 있는 지도 몰라
내 자신의 아파트를.
그의 오래된 빛을 받아들이며
네가 아직 그곳에
있었을 때의.
그래서 나는 문 유리창에
비친 모습을 돌아본다.
너를 찾으며.
그래서 자물쇠 앞에서 발걸음을 늦추고
잠시 동안
열쇠를 꽂지 못한다.
사람이 이미 영원히 떠난 후에도
얼마나 오래 더 다가올 수 있는 걸까?
내가 뒤돌아보는 것은 몇 번이어야
비로소 깨닫게 될까,
내 뒤에는 오직 과거만 서 있다는 것을?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걸 몇 번이나 반복해야
나에게 닿을 수 있을까,
너의 마지막 빛은?
문을 열어.
안에는 아무도 없어.
방은 그저 천천히 뿜어낼 뿐
그동안 품고 있던 것들을.
너의 웃음소리.
너의 손길.
네가 앉아 있던 자리.
우리가 함께 누워 있던 침대.
네가 있던 욕조, 내가 너를 닦아주던 곳.
문은 잠시 열어둔다,
혹시라도 네가 내게로 걸어올지 몰라
아주 먼 과거 속에서.
그러고 나서 빗장을 닫는다.
그리고 나는 안다,
네가 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