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RALON.SPACE · ČLÁNEK
9. 8. 2026
21
네가 떠난 뒤 아파트는 개조되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곧바로 부엌이었고, 그곳의 모든 것은 조금씩 다른 자리에 있었다. 식탁은 더 멀리, 의자는 더 가볍게, 공기는 더 희박해져서, 마치 방이 방이 아니려고 애쓰는 것 같았다. 발밑의 검은 카펫이 발걸음을 삼켰고, 나는 순간 세상이 어디가 아래인지 결정하지 못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사방이 조용했다—하지만 그 침묵 속에는 […]

네가 떠난 뒤 아파트는 개조되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곧바로 부엌이었고
그곳의 모든 것은
조금씩 다른 자리에 있었다.
식탁은 더 멀리,
의자는 더 가볍게,
공기는 더 희박해져서,
마치 방이 되려 하지
않는 것처럼.
발밑의 검은 카펫이
발걸음을 집어삼켰다
나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잠시 동안 세상이
어디가 아래인지 결정하지 못하는 듯한.
사방이 고요했다 —
하지만 그 적막 속에는
너의 흔적이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