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RALON.SPACE

ANTONÍN DELIŠ · HEAVY CONTEMPORARY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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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RALON.SPACE · ČLÁNEK

022.07 빅토르(VIKTOR) – 종이 벽 9월 11일 05:00 – 12:30

톰과 함께 매점에 들어가자 뜨거운 공기가 뺨을 때렸다. 햇살이 창문을 뚫고 들어와 테이블 위에 온기의 섬들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고, 구석 테이블에 베로니카와 토니가 앉아 있었다. 그녀는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있었고, 그는 협회에서 나온 서류 같은 걸 보고 있었다. 삼등분으로 접힌 서류의 모서리가 손바닥에 자국을 내고 있었다. 그들의 대화 조각이 귀에 스쳤다. „조용 […]

톰과 함께 분식점에 들어가자마자 후끈한 열기가 확 밀려왔다. 햇살이 창문을 통해 들어와 테이블 위에 따스한 섬들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사람은 별로 없었고, 구석 테이블에 베로니카와 토니가 앉아 있었다. 여자는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있었고, 남자는 협회에서 나온 서류 같은 걸 보고 있었다. 세 번 접힌 서류의 모서리가 손바닥에 자국이 깊게 파여 있었다.

나는 그들의 대화 조각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침묵은 공간이 될 수 있어,“ 베로니카가 마치 어딘가에서 들은 말을 인용하듯 말했다.

토니는 입꼬리만 피곤하게 올리며 미소 지었다. 오늘 아주 지쳐 보였다. 무슨 일이 있는 건지 궁금했다.

나와 톰은 바에 자리를 잡았다. 언제나 그렇듯 에스프레소 더블을 주문했다. 어제가 길었기에 정신을 차려야 했다. 바리스타가 컵을 건네주었고, 에스프레소 머신 소리가 날카로운 칼처럼 카페테리아의 침묵을 갈라놓았다.

내 옆에서 톰은 토니와 베로니카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시선이 서류로, 그러고 나서 토니의 가슴으로 미끄러졌다. 거기엔 무언가가 있었다 — 걱정이면서도 질투이기도 했다. 톰은 어쩌면 자기도 모르는 눈치였지만, 나는 그것을 보았다. 그의 눈동자에 스치던 그 작은 흔들림을.

베로니카가 우리를 알아채더니 갑자기 자리를 뜨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맞다, 톰이 그녀를 찼지. 그녀는 토니와 서둘러 작별 인사를 하더니 사라져 버렸다.

우리는 그들의 테이블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자리에 앉았다. 토니는 마치 무슨 판결문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 서류들을 계속 손에 쥐고 있었다. 카운터 뒤의 라디오에서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록셋의 It Must Have Been Love였다. 그 멜로디는 나를 아주 오랫동안 가본 적 없는 곳으로 데려갔다.

나는 주머니에서 고무줄을 꺼내 토니 앞에 놓았다.

"일곱 개 나가고, 세 개 들어와, 잊지 마." 내가 그에게 낮게 말했다.

고무줄의 감촉은 내 말보다 부드러웠다. 마치 호흡법을 안내하는 것 같았지만, 토니가 알아차릴 거라는 걸 나는 알았다. 우리만의 작은 암호. 우리만의 비밀.

바 뒤의 시계가 열두 시를 가리키며 찰칵 소리를 냈다. 토니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천천히 내쉬었다. 일까지 세는 것이 그의 눈에서 보였다. 그의 안에서 무언가가 움직였다.

테이블 아래에서 우리의 다리가 가끔 서로 스치는 것이 느껴졌다. 톰의 다리, 나의 다리, 토니의 다리. 아무도 발을 빼지 않았다. 그 안에는 다정하면서도 동시에 에로틱한 무언가가 있었다. 칼로 베어도 될 만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우리 셋은 정오의 노란 햇빛 속에 커피와 비밀을 품은 채 거기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나는 정확히 뭔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 사이에 무언가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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