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RALON.SPACE · ČLÁNEK
10. 8. 2026
III
그날 밤 난 내가 죽었다. 아이였던 나. 청소년이었던 나. 어른이었던 나. 비록 아직 그렇게 될 겨를도 없었지만, 늙어서도 죽었다. 그리고 너도 죽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서로의 곁에서 나이 들어갈 수 있었다. 마치 어디엔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행성이 존재하는 것처럼, 우리는 서로에게 또 한 번의 삶을 약속할 수 있었다. 그곳에 우리 중 누가 먼저 날아갈지 모르겠다. 누가 […]

그날 밤 난 내가 죽었다.
아이였던 나.
청소년이었던 나.
어른이었던 나.
늙어서도 죽었다,
비록 아직 그렇게 될
겨를도 없었지만.
그리고 너도 죽었지.
그럼에도 우리는 서로의 곁에서
함께 늙어갈 수 있었어.
우린 서로에게 약속할 시간이 있었지
한 번의 생을 더, 마치 어딘가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행성이
존재하는 것처럼.
우리 중 누가
거기에 가장 먼저 날아들 것이다.
누가 천막을 세울 것인가.
누가 하늘을 바라볼 것인가.
그리고 누가 이미 땅속에만 있을 것인가.
다음에는 나를 더 일찍 찾아줄래?
내가 남긴 책들을 보고서가 아니라,
나중에야 비로소.
노래에 따라서가 아니라.
빛에 새겨진 이름에 따르지 않고.
날아오라,
내가 너를 기다렸다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