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RALON.SPACE · ČLÁNEK
9. 8. 2026
22
그때 물이 밀려왔다. 수도꼭지에서 나온 게 아니었다. 느닷없이 가슴속 매듭이 풀리며 세상은 잠시 단단한 척하기를 멈추었다. 나는 조용히 앉아 있었고, 바닥조차 침묵할 줄 알듯 검은 카펫 위로 물방울들이 스며들어 사라졌다. 당신의 사랑은 조심스럽게 곁을 스쳐 지나가지 않았다. 그저 나를 관통해 지나가며 이미 떨어질 때가 된 것들을 휩쓸고 갔다.

그때 물이 밀려왔다.
수도꼭지에서 나온 게 아니었다.
느닷없이
가슴속 매듭이 풀리며
세상은 잠시
단단한 척하기를 멈추었다.
나는 조용히 앉아 있었다
검은 카펫 속으로
물방울들이 사라졌지,
마치 바닥조차 침묵할 줄 아는 것처럼.
너의 사랑은 조심스럽게 스쳐 지나가지 않았어.
그저 내 안을 관통해 지나며
가져갔지
이미 떨어질 준비가 되어 있던
것들을.
















